우리는 때때로 거리 한복판에서 누군가의 도움을 간절히 요청하는 장면을 마주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주위 사람들은 대부분 침묵하고 멀찍이 서 있다. 누군가는 마음속으로 묻는다. “왜 아무도 움직이지 않을까?”이 질문은 단순한 도덕적 회피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우리가 속해 있는 ‘무리’가 개개인의 판단과 윤리를 어떻게 억제하고 왜곡하는지를 보여주는 깊은 구조적 문제다.동조와 불확실함의 유혹무엇이 옳은지 확신이 없을 때, 우리는 타인의 판단을 따른다. 사람들이 어떤 믿음을 갖고 있는지,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그것을 기준 삼는다. “다른 사람들이 가만히 있으니 괜찮은 일인가 보다.” 이런 판단은 곧 우리의 양심을 잠재운다.이를 심리학에서는 동조(conformity)와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