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Web Fiction/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 23

viarain 2025. 3. 20. 08:15
반응형

제23화: "흐려지는 경계"

각자의 선택이 본격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익숙했던 관계들은 더욱 얽히며 감정의 깊이가 점점 더해졌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들이 찾아오면서, 그들 각자는 새로운 고민과 마주하게 되었다.


1. 도현과 혜원 – 기대와 긴장 사이

공모전 준비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도현과 혜원은 처음엔 단순한 역할 분담을 했지만, 점점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갔다.

"이 부분은 우리가 기존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링하면 훨씬 더 설득력 있어질 거예요." 혜원이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도현은 노트북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이렇게 가면 계산량이 너무 많아질 수도 있어. 단순화할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 같은데."

혜원은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음… 맞아요. 데이터 정리부터 다시 한번 확인해 볼까요?"

도현은 무심코 그녀를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너, 은근히 꼼꼼한 성격이었네."

혜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그거 칭찬이에요?"

"음… 뭐, 나쁘지 않은데?" 도현이 장난스럽게 말했다.

혜원도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럼 도현 씨도 꼼꼼한 스타일이라는 거죠? 공모전 준비하는 거 보니까 엄청 신중하던데."

도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냥 해야 할 건 제대로 하는 거지."

서로 조금씩 편하게 말하는 사이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도 늘어나고 있었다. 공모전이 끝날 때쯤엔, 두 사람의 관계도 지금과는 조금 달라져 있을지도 몰랐다.


2. 진우와 수연 – 묘한 거리감

진우는 수업이 끝난 후, 우연히 이수연과 마주쳤다. 그녀는 손에 커피를 들고 있었고, 잠깐 고민하더니 먼저 말을 걸었다.

"너 창업 동아리 들어갔다면서? 재미있어?"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음… 아직은 뭐가 뭔지 잘 모르겠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을 것 같아. 너는 학회 들어갔다며? 거기는 어때?"

수연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역시 체계적인 느낌이 강해. 근데 부담도 크고,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아서 조금 긴장되기도 하고."

"너는 그런 거 좋아하잖아." 진우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수연은 살짝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말했다. "좋아하긴 하는데, 가끔은 너무 앞서 가는 것 같아서. 그냥 좀 더 여유롭게 즐기면서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진우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잘할 거야. 넌 원래 그런 스타일이잖아."

수연은 진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말은 별 것 아닌 듯 들렸지만, 왠지 모르게 신뢰가 느껴졌다. 오랜만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대화 속에서,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3. 하윤과 민재 – 장난 속 감춰진 감정

민재는 하윤과 저녁을 먹기로 했다. 언제나처럼 가볍게 농담을 주고받으며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너 요즘 왜 이렇게 바빠? 나랑 잘 안 놀아주네." 민재가 젓가락을 들며 말했다.

하윤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나만 바쁜 게 아니라 너도 그렇잖아. 오히려 네가 나 피하는 거 아니야?"

"내가 왜 널 피해? 너 없으면 심심한데." 민재가 능청스럽게 말했다.

하윤은 한숨을 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어휴, 진짜 가볍다. 너 같은 애는 한 여자한테 정착 못 할 스타일이야."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민재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근데 너는? 진짜 아무도 안 만나볼 거야?"

하윤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생각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글쎄, 그냥 지금이 편해서."

민재는 그녀를 한참 바라보다가 말했다. "뭐, 네가 편하면 됐지. 근데 가끔은 너무 혼자 있는 거 좋아하면 나중에 더 외로워질 수도 있어."

하윤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럼 네가 옆에서 심심할 때마다 챙겨줄 거야?"

"당연하지. 남사친이잖아." 민재가 윙크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들의 관계는 여전히 장난과 가벼운 대화 속에서 유지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서로도 모르게 스며든 감정이 조금씩 깊어지고 있었다.


4. 유나와 성훈 – 보이지 않는 감정

유나는 진우가 창업 동아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평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생각하려 했지만, 왠지 모르게 신경이 쓰였다.

'누굴 많이 만나겠지? 새로운 사람들도 사귀겠지?'

그녀는 한숨을 쉬며 머리를 저었다. 괜한 생각을 하는 스스로가 웃기기도 했지만, 마음 한편이 묘하게 불편했다.

한편, 성훈은 하윤과 민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하윤이 환하게 웃으며 장난을 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잘 맞네.'

성훈은 잠시 시선을 돌리려 했지만, 눈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말하지 못하는 감정이란 건 원래 이런 걸까.

그들은 아직 자신들의 감정을 제대로 깨닫지 못한 채, 묘한 경계를 넘나들고 있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