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Web Fiction/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 18

viarain 2025. 3. 1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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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학교 동기로서의 일상"

조별 과제가 끝난 후, 다섯 명은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제는 조원이라는 부담감 없이 학교 동기로서 자연스럽게 마주쳤다. 서로의 존재가 익숙해졌고, 가끔은 따로, 가끔은 우연히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1. 진우와 민재 – 술집에서의 만남

진우는 약속한 술집으로 들어섰다. 조별 과제가 끝난 후 처음으로 민재와 단둘이 만나는 자리였다. 낯설진 않았지만, 둘만의 만남은 어쩐지 새로웠다.

"야, 여기야!" 민재가 먼저 와서 손을 흔들었다. 이미 맥주 한 잔을 앞에 놓고 있었다.

진우가 자리에 앉으며 피식 웃었다. "일찍 왔네?"

"응, 일찍 와서 먼저 한 잔 하고 있었지. 요즘 너무 한가해진 느낌이라 몸이 근질근질해서." 민재가 잔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조별 과제할 땐 시간이 모자랄 것 같더니, 끝나니까 갑자기 할 게 없잖아?"

진우가 그 말을 듣고 잔을 들어 건배했다. "그러게. 그때는 '이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는데, 막상 끝나니까 허전하네."

둘은 가볍게 잔을 부딪치고 한 모금씩 들이켰다. 술집의 적당한 소음 속에서 오랜만의 여유를 즐기는 듯했다.

"근데 말이야." 민재가 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우리 과제할 때는 맨날 싸우고 스트레스 받았잖아.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나름 재밌지 않았냐?"

진우가 멀뚱히 그를 보다가 피식 웃었다. "재밌었다? 그때는 죽을 것 같았으면서?"

"아니, 그때는 그랬지.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만큼 집중해서 뭔가에 몰두한 것도 오랜만이었고, 은근히 우리 팀 케미도 나쁘진 않았던 것 같고?"

진우는 맥주잔을 굴리며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너도 좀 성장한 것 같고?"

"야, 내가 원래부터 잘했거든!" 민재가 장난스럽게 진우의 어깨를 툭 쳤다. "어쨌든, 다음 학기엔 조별 과제 같이 안 하더라도, 가끔 이렇게 만나서 한잔하자."

"좋지. 다음엔 네가 쏴라."

"야, 오늘도 반반 내기로 했잖아!" 민재가 투덜대며 웃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술을 기울이며, 조별 과제 때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이해해갔다.


2. 하윤과 이수연 – 도서관에서의 만남

이수연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시험이 멀었지만, 미리 공부하는 것이 그녀의 습관이었다. 그런데 누군가 그녀의 맞은편에 조용히 앉았다.

"열공 중이네?"

이수연이 고개를 들자, 하윤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 너 여기서 뭐 해?"

"나도 공부하려고 왔어. 근데 딱 봐도 넌 진짜 부지런한 스타일이네." 하윤이 그녀의 노트를 힐끗 보며 말했다.

이수연이 쑥스러워하며 웃었다. "그냥 습관이지 뭐. 근데 너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스타일이었어?"

"아니, 원래는 카페파인데, 오늘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집중하고 싶어서." 하윤이 책을 펴며 말했다. "근데 있잖아, 우리 조별 과제할 때 교수님 질문 너무 어렵지 않았냐?"

"완전! 나 진짜 식은땀 났어." 이수연이 소곤소곤 말하며 피식 웃었다. "근데 다행히 진우가 잘 풀어줘서 살았지."

하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그때는 몰랐는데, 진우가 되게 신뢰 가는 스타일이더라. 솔직히 좀 새롭게 봤어."

이수연이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새롭게?"

"어? 아, 그냥... 뭐랄까, 평소엔 장난치는 스타일인 줄 알았는데, 중요한 순간에는 믿을 만한 느낌이랄까?"

"흐음…" 이수연이 그녀를 놀리듯 눈을 가늘게 떴다. "그냥 그렇게만 생각한 거 맞아?"

하윤이 당황한 듯 시선을 돌렸다. "야야, 그런 거 말고! 그냥 신뢰가 간다고!"

이수연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다시 책을 펼쳤다. "알겠어, 알겠어~"


3. 도현 – 혼자만의 시간

도현은 교내 카페 한쪽에서 노트북을 펴고 있었다. 과제도 끝났으니 잠시 여유를 즐길 법도 했지만, 그는 여전히 무언가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앞에 커피 한 잔이 내려졌다.

"열심히네?"

도현이 고개를 들자, 강민석 선배가 서 있었다.

"아, 선배." 도현이 자리에서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냥 개인 프로젝트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너는 과제가 끝나도 여전히 바쁘구나." 민석이 자리에 앉으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근데 이번 조별 과제 잘 끝났어? 너희 팀 되게 열심히 하던데."

도현이 잠시 생각하다가 짧게 대답했다. "네, 다행히 무난하게 끝났어요. 생각보다 재미있었고요."

"오? 네 입에서 ‘재미있었다’라는 말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민석이 놀란 듯 웃으며 말했다. "그럼 조원들이랑은 잘 지내고 있는 거야?"

도현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음… 뭐, 동기들이니까요."

"그 말인즉슨, 아직 완전히 친해지진 않았다는 거네?"

도현은 아무 말 없이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민석은 그런 그를 보며 씩 웃었다.

"괜찮아. 사람 관계라는 게 원래 금방 바뀌진 않으니까. 그래도 넌 꽤 좋은 팀원들을 만난 것 같아. 네가 그걸 인정할지는 모르겠지만."

도현은 가만히 창밖을 바라봤다. 분명 조별 과제는 끝났지만, 이상하게도 그들과의 인연이 여기서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각자의 하루가 흘러갔다. 조원이라는 타이틀 없이도, 이제 그들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마주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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