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조별 과제 – 억지로라도 협력하기"
진우와 민재가 먼저 화해한 후, 조별 과제는 다시 진행되어야 했다. 하지만 도현과의 관계는 여전히 냉랭했다. 완전한 화해는커녕, 불편한 공기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며칠 후, 조원들은 다시 도서관에 모였다. 강의실보다는 덜 부담스러운 공간이었지만, 분위기는 여전히 어색했다. 게다가 남은 시간은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과제를 제대로 마무리하려면 최소 일주일은 필요했지만, 제출 마감까지는 이제 단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민재는 가벼운 농담이라도 던져보려 했지만,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
"이제는 다들 말이라도 좀 하자. 마감일 얼마 안 남았잖아." 이수연이 노트북을 펼치며 말했다. "조용한 상태에서 과제하면 기분이라도 좋아야지."
진우는 도현을 힐끗 바라봤다. 둘 사이에는 아직 풀리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었지만, 어쨌든 과제는 해야 했다. 그래서 먼저 입을 열었다.
"내가 자료 정리한 거 여기 있어. 너가 논리 구조 잡는다고 했으니까, 한 번 봐봐."
도현이 살짝 놀란 듯했지만, 아무 말 없이 노트북을 넘겨받아 확인했다. 그러고는 짧게 말했다. "괜찮네. 이 방향이면 그대로 써도 되겠다."
그 한 마디를 듣고도 진우는 어쩐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평소라면 여기서 몇 마디 더 나왔을 텐데, 지금은 서로 너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기분이었다.
민재가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야, 솔직히 말해서 우리 지금 다 서로 삐져 있잖아. 이렇게 할 거면 그냥 대놓고 말하고 풀든가, 아예 참고 끝까지 가든가 해야 하지 않냐?"
이수연이 한숨을 쉬었다. "적어도 서로 불편한 티를 내면서 과제를 진행하는 건 너무 피곤하긴 해."
"그럼 그냥 과제 끝날 때까지 참자." 도현이 단호하게 말했다. "솔직히, 지금 감정 정리하는 게 더 어렵지 않아? 어차피 우리가 이번 조별 과제 끝나면 계속 같이 붙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
진우가 그 말을 듣고 순간 욱했지만, 바로 감정을 억눌렀다. 맞는 말이긴 했다. 하지만 듣기 좋지는 않았다.
하윤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래도 말이야… 우리가 이걸 마무리하고 나서까지 서로 어색하면 좀 그렇지 않아?"
도현이 노트북을 닫으며 진우를 바라봤다. "네가 원하는 게 뭐야? 화해? 아니면 그냥 조별 과제만 끝내는 거?"
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완전한 화해는 어려웠다. 전생의 기억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도현을 단순한 조원으로만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최소한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협력해야 했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단은 끝까지 가보자. 근데… 그 과정에서 필요하면 말은 하자. 무조건 참는 것도 별로니까."
도현이 잠시 진우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그걸로 가자."
그렇게 해서 조별 과제는 다시 진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과제 분량을 고려하면 밤을 새워도 끝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감정적으로 완전히 풀린 것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협력은 가능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서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감정들이 서서히 피어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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