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Poetry/시로 경영을 말하다

나를 나누고, 너를 정하고, 우리를 말하다 - STP 전략

viarain 2025. 5. 1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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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나를 나누고, 너를 정하고, 우리를 말하다

나는 세상을 조각냈다
모두 같다고 말하던 세상에서
작은 차이의 결을 어루만졌다
누군가는 속도로,
누군가는 향기로 살아간다는 걸
알게 된 뒤로.
— 그것이 세분화(Segmentation)
 
나는 그중 하나를 바라보았다
잠깐의 시선이 아니라, 오래도록 응시했다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묻는 것은
내가 누구인지 묻는 것이었다
— 그것이 표적화(Targeting)
 
그리고 나는 말을 골랐다
아무 말도 모든 말도 아닌,
딱 너에게만 닿을 언어를
내가 '이름'을 가진 이유는
그 차이를 기억해달라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 그것이 포지셔닝(Positioning)
 
세상은 여전히 넓었지만
나는 좁고 깊은 강 하나를 건넜다
이제야,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
누구를 위해 있는지
왜 말하는지를
알겠다.

🔍 해설: 시로 읽는 STP 전략

이 시는 마케팅 이론 중 핵심 전략으로 꼽히는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를 시적 언어로 풀어낸 것입니다.

 

세분화(Segmentation)는 세상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표적화(Targeting)는 그 중 집중할 대상을 정하며,

 

포지셔닝(Positioning)은 선택된 이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정립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마치 인간관계와도 닮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다 알 수 없기에, 우리는 결국 마음이 가는 누군가를 응시합니다. 그리고 그 사람에게 맞는 언어를 선택해, 나를 전달합니다. 그것이 곧 STP입니다.

 

마케팅 전략이 시가 되기까지

나는 경영학과 2학년까지 마친 뒤 군대에 입대했다. 그곳에서 후임으로 온 친구는 문학을 전공하던 사람이었다. 나는 독일 문학을 좋아했고, 그는 순수문학에 깊은 애정을 가진 이였다. 언뜻 보면 다른 세계였지만, 우리는 시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어느 날, 나는 말했다. "경영 이론을 시로 써보고 싶어." 그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거 진짜 좋은데요?"

 

그때 떠올린 아이디어는 20년간 내 안에 잠들어 있었다. 현실의 바쁨 속에서 잊혀졌고, 언젠가 해야지, 하며 미뤄졌다. 하지만 문득, 다시 떠올랐다. 이제는 나를 위한 시도이자, 나와 같은 이들을 위한 기록으로 이 글을 쓴다.

 

STP 전략은 시장을 이해하고, 그 중 특정 타겟을 정하고, 자신만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사실, 인생 자체가 그렇지 않은가.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하고, 내 존재를 증명하려 애쓰는 삶.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마케팅 전략을 배우는 학생이든, 고객을 상대하는 사업가이든, 혹은 그저 누군가에게 닿고 싶은 한 사람이라면 이 시가 조금이나마 당신의 '표적화'와 '포지셔닝'에 따뜻한 영감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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