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 1

제1화: "내 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아주겠다!"
평범한 대학생 김진우. 그는 오늘도 지루한 철학 개론 강의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머릿속을 강타하는 엄청난 충격.
- 불타는 성벽.
- 검은 갑옷을 입은 병사들.
- 그리고 내 앞에 서 있는 배신자…!
‘네놈이었냐… 박도현!!!’
진우는 번쩍 눈을 떴다. 헉, 숨이 가빠지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방금 본 광경이 도무지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급히 고개를 돌려 강의실을 둘러봤다.
그리고… 맨 앞줄에서 필기를 하던 남자를 발견했다.
단정하게 정리된 머리, 반듯한 자세, 교수가 말하는 걸 꼼꼼하게 받아 적고 있는 박도현.
그 순간, 전생의 기억이 하나둘 떠올랐다.
‘맞아. 그는 내 전생의 원수였다…! 나는 전장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웠는데, 바로 저 자식이 나를 배신하고 왕에게 넘겨 죽게 만들었어!’
주먹이 떨렸다.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네놈이었구나!"
강의실이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학생들은 당황해서 진우를 쳐다봤고, 교수도 안경을 내리며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가장 황당한 표정을 한 건 다름 아닌 박도현이었다.
"…갑자기?"
도현은 어이없다는 듯이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옆자리 학생들도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뭐야, 김진우 또 이상한 소설 봤나?"
"아니, 강의 도중에 갑자기 소리 지르면 어떡해."
"근데 뭔가 둘이 묘하게 어울리는 거 같지 않냐?"
진우는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그는 이를 꽉 깨물고 도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전생의 원수가 내 앞에 살아 있다니! 이번 생에서는 반드시 그 빚을 갚아주겠어!
그러나…
"김진우 학생, 조용히 좀 합시다." 교수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우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망했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천천히 자리로 앉았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를 갈았다.
‘좋아, 일단 오늘은 참자. 하지만 조만간 네놈과 결판을 내주겠어!’
그러나…
"자, 조별 과제 조 편성을 발표하겠습니다." 교수가 태블릿을 보며 발표하기 시작했다.
진우는 한숨을 쉬며 종이를 꺼냈다. 근데…
- 조 3: 김진우, 박도현, 정하윤, 서민재, 이수연.
"…뭐?!"
강의실에 진우의 외침이 또 한 번 울려 퍼졌다.
이번 생의 복수는 생각보다 빨리 시작될 모양이었다.
진우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교수의 발표를 다시 확인했다. 분명 잘못 들은 게 아닐까. 하지만 아무리 봐도 조별 과제 명단에 박도현의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아니, 이건 신의 장난인가?! 아니면 운명의 장난인가?!’
진우는 좌절하며 자리에서 머리를 쥐어뜯었다. 하필이면 조별 과제로 전생의 원수와 엮이다니! 어쩌면 이번 생은 복수를 하기보단 고통을 받는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이 스쳤다.
그때, 옆자리에서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진우, 너 뭐 하는 거냐?"
진우가 고개를 돌리자, 도현이 팔짱을 끼고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여전히 차분하고 냉정한 표정이었다.
‘그래, 저 표정이야. 전생에서도 저렇게 침착하게 나를 배신했지!’
진우는 심호흡을 하며 최대한 침착하게 말했다.
"어쩌다 보니 같은 조가 됐네. 하지만 방심하지 마라, 박도현."
"…방심?"
"네놈의 배신을 절대 잊지 않겠어!"
도현은 한숨을 쉬며 노트를 덮었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모르겠는데, 조별 과제나 열심히 하자. 괜한 소리는 집어치우고."
진우는 이를 갈았다. ‘이 녀석… 날 배신해 놓고도 태연하게 조별 과제를 하자고?!’
하지만 교수님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지자, 진우는 일단 억지로 억누르며 말을 삼켰다.
"좋아. 일단 과제는 한다. 하지만 네놈, 반드시 기억해라. 내 복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도현은 피곤한 듯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속삭였다. "진짜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