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 8
제8화: "질문지 작성 – 또 다른 전쟁의 시작"
카페에 도착한 조원들은 각자 노트북과 태블릿을 꺼내 놓고 본격적으로 인터뷰 질문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이 협력해서 무언가를 해내는 일이 순탄할 리 없었다.
"일단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을 중심으로 질문을 짜자." 도현이 태블릿을 두드리며 말했다. "자본 조달 방식, 시장 진입 전략, 그리고 브랜드 구축 과정 같은 걸 물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
진우가 눈썹을 치켜올렸다. "잠깐만. 너무 딱딱한 거 아니야? 선배한테 기업 보고서 쓰라고 하는 것도 아니고, 너무 형식적이면 재미없잖아."
"그럼 넌 어떤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도현이 팔짱을 끼고 물었다.
"음… 예를 들면, 창업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나, 처음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의 느낌 같은 걸 물어보면 더 현실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이수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그게 좋아. 실제 경험담이 들어가야 우리가 얻는 것도 많을 테니까."
"좋아, 그러면 질문을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자." 하윤이 노트에 적으며 정리했다. "첫 번째는 사업적 요소, 두 번째는 개인적 경험과 도전 이야기."
"괜찮네!" 민재가 맞장구쳤다. "근데 말이야, 우리 너무 인터뷰 형식만 생각하는 거 아니야? 선배한테 '우리 조에 투자할 의향이 있나요?' 같은 장난스러운 질문도 하나쯤 넣어야 분위기 풀릴 것 같은데?"
진우가 박수를 쳤다. "야, 그거 재밌겠다! '스타트업의 성공 비결이 연애 경험과 관련이 있나요?' 같은 질문도 넣자!"
"진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도현이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이수연이 한숨을 쉬었다. "아니, 근데 적당히 분위기를 풀어줄 수 있는 질문은 필요한 거 같아. 너무 딱딱하면 인터뷰 분위기가 어색할 수도 있으니까."
하윤이 노트를 정리하며 말했다. "좋아. 그러면 질문지를 대략 이렇게 정리하면 어떨까?"
-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
- 초기에 가장 어려웠던 점
- 사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
- 자금 조달과 투자 유치 과정
- 시장에서 브랜드를 자리 잡게 된 전략
- 창업과 개인적인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법
- 스타트업 성공에 연애 경험이 영향을 줄 수 있는가? (가벼운 분위기용 질문)
- 만약 우리가 창업을 한다면 조언해 줄 수 있는 한 마디
"좋네. 이 정도면 괜찮을 듯." 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만." 진우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 "근데 우리가 이렇게 질문을 짰다고 해서 선배가 대답을 잘해 줄까?"
이수연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그게 무슨 뜻?"
"그러니까 말이야." 진우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혹시라도 선배가 '이건 기업 기밀이라 말해줄 수 없어' 같은 태도를 보이면 어쩌지?"
잠시 정적이 흘렀다.
민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야, 우리는 기자가 아니잖아. 그냥 학생이야. 그런 비밀 정보까지 물어볼 리 없지."
하윤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지만 중요한 질문은 너무 원론적인 답변만 들을 수도 있긴 해. 우리도 조금 더 구체적인 사례를 유도하는 질문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좋아. 그럼 대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유도 질문을 하나씩 추가하자." 도현이 태블릿을 열며 덧붙였다. "예를 들면, '초기에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 묻는다면, '초반에 팀원 간 갈등이나 투자 유치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나요?' 같은 보조 질문을 넣는 거지."
"그거 괜찮네." 진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딱딱한 질문보다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하는 방식이 낫겠어."
이수연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아. 이제야 제대로 준비가 되는 것 같네."
몇 시간의 회의 끝에, 조원들은 드디어 완성된 질문 리스트를 정리했다.
이제 남은 건, 다시 선배를 찾아가서 제대로 된 인터뷰를 하는 것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