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Web Fiction/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 42

viarain 2025. 4. 1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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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도현의 기억"

도현은 깊은 숨을 들이쉬었다. 전생의 기억은 마치 오래된 그림처럼 희미하지만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었다. 그날, 그는 가장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옳았는지, 그는 아직도 확신할 수 없었다.


1. 도현의 기억 속으로

거대한 성벽이 무너지고 있었다. 붉은 하늘 아래에서 전투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군인들의 비명과 무너지는 건물의 소리가 어우러져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었다.

그 성벽 안, 왕의 측근으로서 도현은 명령을 받고 달리고 있었다. 그가 찾아야 할 사람은 오직 한 명. 진우.

"시간이 없어! 더 늦으면 그가…!"

그러나 도현이 도착한 순간, 그는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끔찍했다.


2. 예언과 저주

진우는 왕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었다. 그는 혼자서 수십 명의 적을 쓰러뜨리며 왕궁의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의 검은 피에 젖어 있었고, 그의 눈은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번뜩였다.

하지만 도현은 보았다. 그 검이 푸른 기운을 띠기 시작한 것을. 그것은 단순한 검이 아니었다.

저주였다.

왕국의 가장 오래된 예언 중 하나.

왕이 쓰러질 때, 그를 지키는 검은 피를 물들이고 신의 저주를 받을 것이다.

도현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진우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아니, 멈출 수 없었을 것이다.

진우가 그 검을 계속 사용한다면, 그는 영원히 저주받은 존재가 될 것이었다. 한 번 피를 흡수한 검은 사용자를 놓아주지 않는다.

그를 멈춰야만 했다.


3. 피할 수 없는 선택

"진우! 이제 그만 둬!"

도현이 외쳤다. 하지만 진우는 들리지 않는 듯 적들을 베어내고 있었다. 그의 몸을 감싸는 검은 기운이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안 돼… 이렇게 두면 그는…!'

그 순간, 도현은 결심했다. 검을 빼들고 전력을 다해 진우를 향해 달려갔다.

진우가 칼을 휘두르는 순간, 도현은 틈을 찾아 몸을 틀었다. 그리고 자신의 검을 진우의 심장 쪽으로 밀어 넣었다.

순간,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진우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그의 손에서 검이 천천히 떨어졌다.

"…도현?"

도현은 눈을 감았다. "미안하다. 이 방법밖에 없었어."

진우는 천천히 쓰러졌다. 그리고 그가 쓰러지는 순간, 검이 검은 안개처럼 흩어지며 사라졌다.

저주는… 풀렸다.


4. 다시, 현재

도현은 숨을 몰아쉬었다.

"그래. 내가 진우를 찌른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를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었어. 그가 저주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어."

하윤과 수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만약 그때 내가 그러지 않았다면, 진우는 지금까지도 저주받은 상태였을 거야. 그리고… 그 결과는 훨씬 끔찍했을 거야."

도현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는 이 사실을 몰라. 그가 알게 된다면… 그는 다시 나를 원망하겠지."

수연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래서… 그래서 넌 지금도 이걸 혼자 감당하려고 하는 거구나."

도현은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어딘가 씁쓸했다.

"난 이미 한 번, 진우를 배신한 사람이야.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그의 입장에서 보면 바뀌는 건 없겠지."

하윤은 조용히 도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리고 있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뭘까?'

그러나 그녀는 알 수 없었다. 진우가 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다시 한 번 운명은 변할 수 있을지.

운명은 반복된다. 그러나 선택은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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