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 37
제37화: "숨겨진 의도"
저녁의 공기는 묘하게 차가웠다. 교수님이 연구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저녁 식사 자리, 이곳에서 진우는 도현을 더욱 탐색할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그 역시 도현의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1. 식사 자리에서의 대화
"진우야, 요즘 연구실 관련해서 관심이 많아 보이던데?" 교수님이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도현이랑 같이 일해보면 어떨까? 두 사람 다 우수하니까 잘 맞을 것 같은데."
도현이 조용히 미소 지으며 진우를 바라보았다. "좋은 생각이네요. 나도 요즘 진우랑 협력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진우는 순간 도현의 말에서 이상한 점을 느꼈다. 왜 이렇게 자연스럽지?
"글쎄요." 진우는 가볍게 웃으며 말을 돌렸다. "도현이 너무 완벽해서 내가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교수님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건 걱정할 필요 없어. 도현도 많이 배울 거야."
도현은 술잔을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 "서로 배우는 거죠."
그러나 그의 눈빛은 진우를 꿰뚫어보는 듯했다. 진우, 넌 날 의심하고 있겠지.
2. 도현의 미묘한 태도
저녁이 무르익어 갈 무렵, 도현이 조용히 진우에게 말을 걸었다.
"요즘… 나를 많이 신경 쓰는 것 같던데." 도현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고 차분했다.
진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답했다. "너한테 배울 게 많아서 그렇지. 교수님도 너를 높이 평가하시고."
도현은 술잔을 내려놓고 짧게 웃었다. "배울 게 많다는 말, 과연 진심일까?"
그 순간, 진우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도현은 무언가를 눈치채고 있었다.
3. 하윤과 수연, 그리고 감춰진 진실
멀리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하윤과 수연.
하윤은 눈을 감고 조용히 말했다. "이러다 진짜 큰일 나겠네."
수연은 굳은 표정으로 진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모른다. 전생의 진실을.
전생에 도현이 그를 배신한 것이 아니라, 그를 살리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그러나 결과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두 사람은 적으로 남아야 했다.
"진우가 이걸 알아채기 전에 방법을 찾아야 해." 수연이 단호하게 말했다.
하윤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말할 수도 없어. 운명은 바뀌지 않으니까."
4. 민재의 의미심장한 미소
한편, 멀리서 아무 일도 모르는 듯 술을 마시고 있던 민재가 조용히 혼자 중얼거렸다.
"흥미롭네. 이번엔 어떻게 될까?"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이번 생의 모든 사건은 그가 계획한 것이었다. 그리고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른 채, 감정에 휘둘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조금 더 흥미로운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는데." 민재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잔을 흔들었다.
그의 눈동자는 알 수 없는 신의 빛을 머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