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 36
제36화: "숨은 진실을 찾아서"
진우는 도현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더욱 깊이 파고들기로 결심했다. 서둘러 행동하면 도현에게 눈치를 채게 만들 수 있다.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다가가야 한다.
1. 의도적인 접근
강의가 끝난 후, 진우는 일부러 도현이 있는 연구실 앞을 지나갔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안에서 도현과 교수님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 프로젝트 결과가 굉장히 훌륭해. 네가 중심이 되어 진행한 부분이 특히 뛰어났어." 교수님의 칭찬이었다.
"감사합니다. 더 발전시키기 위해 추가 분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도현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진우는 조용히 문 밖에서 들으며 그의 태도를 살폈다. 그가 이 자리에서 이미 얼마나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 순간, 연구실 안에서 문 쪽을 향하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진우는 재빨리 몸을 돌려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등 뒤에서 도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우, 여기서 뭐 해?"
진우는 아무렇지 않은 척 돌아서며 미소를 지었다. "어? 그냥 지나가다가 교수님 계신 것 같아서 인사라도 드릴까 했지."
도현은 순간 미묘한 눈빛을 보였지만, 곧 평소처럼 미소를 띠며 다가왔다. "요즘 연구실 관련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 교수님도 네 실력을 인정하시는 것 같던데?"
'네가 나를 경계하는지 아닌지, 조금 더 지켜보면 되겠어.'
진우는 미소를 유지하며 대답했다. "그래. 다음에 한 번 이야기하자."
2. 수연과 나누는 대화
그날 저녁, 진우는 수연과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온통 도현과의 대화로 가득 차 있었다.
수연은 조용히 노트를 정리하다가 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 요즘 도현이랑 자주 같이 있는 것 같아."
진우는 시선을 들며 가볍게 웃었다. "그냥 프로젝트 때문이지."
수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단순히 프로젝트 때문이 아니라는 거, 나도 알아. 네가 도현을 신경 쓰는 방식이 전보다 더 복잡해진 것 같아."
진우는 그녀의 말에 잠시 침묵했다. 수연은 예리했다. 그녀는 단순히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진우의 감정 변화를 정확히 짚어내고 있었다.
"그냥…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그래. 내가 뭘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정말 뭔가 있는 건지."
수연은 그의 손을 조용히 잡았다. "어떤 결론을 내든, 너무 혼자 끌어안지는 마. 나도 같이 고민할 수 있어."
진우는 그녀의 손을 꼭 쥐며 작게 웃었다. "고마워, 수연아."
3. 유나와 성훈의 의심
유나는 진우를 멀리서 바라보며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이 사람은 왜 저렇게 변한 거야…?'
진우는 분명 달라졌다. 예전에는 수연과 함께 있을 때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요즘은 뭔가 깊은 생각에 빠진 듯 보였다. 특히 도현과 함께 있을 때면 그의 표정이 더욱 복잡해졌다.
한편, 성훈도 진우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었다.
"유나야, 너도 느꼈지?" 성훈이 그녀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유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진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
"그렇다고 우리가 막 개입할 수도 없고... 하지만 뭔가 이상하긴 해. 도현이도 요즘 진우를 신경 쓰는 것 같고."
유나는 조용히 진우를 바라보았다.
'진우, 너는 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거야?'
4. 도현의 반응
다음 날, 도현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진우에게 다가왔다.
"오늘 저녁에 교수님이 연구실 사람들 불러서 저녁 사신다는데, 같이 갈래?"
진우는 순간적으로 고민했다. '그 자리에 가면 좀 더 도현을 탐색할 수 있겠지만, 너무 가까워지는 것도 위험할 수 있어.'
그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좋지. 같이 가자."
도현은 미소를 유지했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가웠다.
진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너도 나를 시험하는 거겠지.'
이제부터 진짜 게임이 시작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