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 35
제35화: "숨겨진 조각들"
진우는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었다.
그는 단순한 기억을 되찾은 것이 아니었다. 그 기억 속에는 분명 단서가 있을 것이었다. 도현이 이번 생에서도 전생과 같은 길을 걷는다면, 그는 반드시 그 조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처럼 그에게 당할 생각은 없었다. 이번 생에서는 먼저 움직일 차례였다.
1. 도현을 시험하다
진우는 도현과 일부러 더 자주 마주쳤다.
"이번 팀 프로젝트, 우리 같이 할래?" 진우가 무심한 듯 물었다.
도현은 순간적으로 눈빛을 번뜩였지만, 곧 평소처럼 미소를 지었다. "좋지. 너랑 같이 하면 작업도 빠를 것 같고."
그 미소는 너무 자연스러웠다. 그 누구라도 의심하지 않을 표정. 하지만 진우는 그 작은 틈을 찾으려 했다.
'네가 나를 죽였던 그 순간까지도, 넌 완벽하게 계획된 태도를 유지했지.'
진우는 도현을 계속해서 관찰했다. 과제와 관련된 토론을 할 때도, 발표를 준비할 때도 그는 언제나 침착했고, 틈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진우는 알고 있었다. 도현이 완벽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히려 그가 더 많은 것을 숨기고 있다는 증거였다.
"너 요즘도 교수님 프로젝트 같이 하고 있어?" 진우가 슬쩍 물었다.
도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근데 요즘은 조금 덜 바빠졌어. 다른 일도 해볼까 해서."
'다른 일이라…' 진우는 도현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는 단순히 앞날이 보장된 수재가 아니었다. 그는 이 모든 게임의 판을 짜는 사람일 수도 있었다.
'천천히 파헤쳐야 한다.'
진우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도현을 주시했다.
2. 수연과의 대화
"진우야, 요즘 네가 뭔가… 변한 것 같아."
수연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둘은 카페에서 마주 앉아 있었고, 창밖으로는 햇살이 부드럽게 비치고 있었다. 주변에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커피 향이 가득했다. 그러나 진우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진우는 그녀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했다. '전생에서도 넌 끝까지 내 편이었지.'
"그냥… 요즘 생각이 많아져서 그래."
수연은 그 말을 듣고도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다고 해서 혼자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나한테도 말해줘."
진우는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잡으며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수연아.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수연은 가만히 그의 눈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도현 때문이야?"
진우는 순간 움찔했다. 하지만 곧 미소를 지으며 되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해?"
"요즘 너희 둘, 뭔가 달라 보이거든. 예전에는 서로 경쟁하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마치, 더 깊이 서로를 의식하는 것 같아."
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수연은 그 침묵에서 무언가를 읽어내려는 듯 그의 손을 꼭 잡았다.
"어떤 선택을 하든, 난 네 편이야. 그러니까… 혼자 싸우지 마."
그녀의 눈빛은 전생의 마지막 순간처럼 깊고 따뜻했다.
3. 유나와 성훈의 시선
유나는 강의실에서 진우와 도현이 함께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도현과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어…'
진우가 변하고 있다는 것을 유나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그녀의 마음속에서 점점 불안이 커지고 있었다.
'혹시 진우가 나한테 했던 말도, 그가 변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던 걸까?'
한편, 성훈도 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는 진우를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진우, 넌 뭘 하려는 거지?'
성훈은 언젠가부터 진우와 도현의 관계가 점점 미묘해지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었다. 그는 어딘가 불안했다. 만약 도현과 진우 사이에 진짜로 뭔가가 있다면, 그게 전생의 일이든 아니든, 이번 생에서 재현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진우는 천천히 도현을 시험하고 있었다.
그는 작은 틈을 찾아가고 있었고, 도현이 그것을 눈치채기 전에 모든 조각을 맞춰야 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