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 34
제34화: "되찾은 기억, 달라진 시선"
진우는 헐떡이며 몸을 일으켰다. 온몸이 땀에 젖어 있었고,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있었다. 방금 본 것은 단순한 꿈이 아니었다. 그것은 선명한 기억이었다. 전생의 마지막 순간, 자신을 꿰뚫었던 도현의 검.
그 기억이 이제야 뚜렷하게 떠올랐다.
‘그래, 도현. 네가 날 죽였었지.’
진우는 손을 꽉 쥐었다. 전생의 원수가 이번 생에서는 가까운 동기로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운명은 반복되는 법. 이번엔 다를 것이다.
1. 일상의 균열
아침 수업이 끝나고, 진우는 조용히 수연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여느 때처럼 밝게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진우는 이제 그 미소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했다.
‘수연… 너는 전생에서도 끝까지 날 믿어줬어.’
전생에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그녀. 자신을 감싸려 했던 그녀. 그때처럼 이번에도 그녀는 진우의 곁에 있었다. 하지만 이젠 단순한 연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는 존재였다.
"진우야, 무슨 생각해?"
수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진우는 순간적으로 미소를 지었다. "그냥, 너랑 오래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
수연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의 팔을 살짝 쳤다. "갑자기 무슨 말이야? 우리 아직 오래 함께할 날들 많은데."
그녀는 모른다. 이 기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2. 도현을 향한 시선
점심시간, 학식당에서 도현과 마주쳤을 때, 진우는 평소와 같은 태도를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이제 모든 것이 달라졌다.
도현은 평소처럼 침착하게 자리로 와 앉았다. "어제 교수님이 너 찾더라. 프로젝트 관련해서 이야기할 게 있다고 하셨던데?"
진우는 무표정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전생의 기억이 겹쳐 보였다. 왕국을 지배하던 도현의 모습, 차가운 표정으로 검을 휘두르던 그 순간.
‘넌 변하지 않았겠지. 하지만 이번엔 내가 변할 거야.’
"응, 알겠어. 고마워." 진우는 짧게 답하며 밥을 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손끝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3. 하윤과 성훈 – 미묘한 기류
진우가 도현을 경계하는 동안, 다른 이들도 변화를 감지하고 있었다. 하윤은 강의실에서 진우를 힐끔 쳐다보았다.
"진우 요즘 뭔가 이상하지 않아?" 그녀가 성훈에게 속삭였다.
성훈도 곰곰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원래라면 도현이랑 아무렇지 않게 지낼 텐데… 뭔가 거리감이 생긴 느낌이야."
하윤은 조용히 진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예전과 달랐다. 무언가를 다짐한 사람의 눈빛이었다.
4. 유나의 시선 – 점점 커지는 감정
유나는 강의가 끝난 후, 진우와 수연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았다.
‘또 같이 있네…’
그녀는 애써 눈길을 돌렸지만, 가슴 한편이 답답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감정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확신할 수 있었다.
‘난 진우를 좋아하고 있었구나.’
하지만 수연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진우의 옆에 있었다. 전생에서도, 그리고 지금도. 유나는 이를 악물었다.
진우는 전생의 기억을 되찾았다. 하지만 그것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현재를 뒤흔드는 진실이었다.
이번 생에서는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도현이, 그리고 이 운명이 자신을 다시 덮쳐오려 한다면—
이번엔 내가 먼저 움직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