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의 원수, 이번 생에 갚겠다 - 32
제32화: "뒤엉킨 관계"
수업이 끝난 후, 교실 밖으로 나오는 학생들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 마치 하나의 축이 돌기 시작한 듯, 모든 관계가 얽히기 시작했다.
1. 도현과 혜원 – 함께하는 미래
"오늘 발표 완전 잘했어!" 혜원이 도현의 팔을 가볍게 쳤다.
도현은 미소를 지으며 가방을 정리했다. "고마워. 네가 피드백 해준 게 많이 도움이 됐어."
"당연하지! 나 아니었으면 그렇게 매끄럽게 못했을걸?" 혜원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근데, 오늘 저녁에 교수님 미팅 있는 거 맞지? 그거 끝나고 같이 밥 먹을래?"
도현은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좋지. 근데 나중에 진우도 같이 부를까?"
혜원은 순간 멈칫했다. "진우?"
도현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응. 요즘 많이 바쁜 것 같던데, 한번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혜원은 어딘가 불안한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애써 웃으며 말했다. "그래, 그러면 그렇게 하자."
2. 진우와 수연 – 함께하는 시간, 그리고 유나의 시선
진우는 강의실을 나와 자연스럽게 수연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은 이제 연인이었고, 익숙한 듯 걸었다. 유나는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뒤따랐다. 하지만 세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진우야, 오늘 동아리 끝나고 시간 돼? 같이 저녁 먹을래?" 수연이 그의 손을 가볍게 흔들며 물었다.
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어디 가고 싶어?"
수연은 고민하는 듯하다가 말했다. "우리 처음 만났던 카페 갈래? 거기 되게 오랜만이잖아."
유나는 그 대화를 듣고 표정을 숨기며 조용히 말했다. "나도 같이 가도 돼? 요즘 공부 때문에 카페 갈 일이 많아서…"
순간, 수연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진우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같이 가도 좋지."
수연은 순간 눈길을 돌렸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나는 살짝 미소를 지었지만, 속으로는 복잡한 감정을 숨기고 있었다.
'나는 왜 여기에 끼어 있어야 하는 거지?'
3. 하윤, 민재, 그리고 성훈 – 무너지는 균형
"하윤아, 나랑 잠깐 이야기 좀 할 수 있어?" 민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하윤은 피곤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무슨 이야기?"
"그냥… 우리 요즘 자주 싸우잖아. 나도 생각을 좀 해봤어." 민재는 한 손으로 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때 성훈이 다가왔다. "하윤아, 너 오늘 점심 같이 먹기로 했잖아. 가자."
하윤은 순간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다. 민재야, 나중에 이야기할까? 지금은 좀..."
민재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나중에."
그가 돌아서는 순간, 성훈과 하윤이 나란히 걷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무언가가 크게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너무 가벼웠던 걸까? 아니면... 이미 늦은 걸까?'
4. 진우와 수연, 그리고 도현 – 다시 맞닿는 시선
카페에서 저녁을 함께한 진우와 수연, 그리고 마지못해 따라온 유나는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그곳에는 도현과 혜원이 기다리고 있었다.
"진우야, 잠깐 이야기할 수 있을까? 교수님 미팅 끝나고 너랑도 이야기하고 싶어서." 도현이 말했다.
진우는 도현을 바라보며 가만히 웃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분했지만, 속에서는 불길한 감각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수연이 그의 팔을 살짝 잡았다. "괜찮아? 피곤하면 그냥 가자."
진우는 가볍게 그녀의 손을 쥐고 대답했다. "괜찮아. 우리도 이제 할 이야기들이 많을 것 같으니까."
이렇게, 하나둘씩 얽히는 관계 속에서,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었다.